제텔카스텐 방식으로 메모를 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아날로그 방식인 인덱스 노트와 펜을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둘째는 디지털 방식인 노트 테이킹 앱을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두 가지 중에 어떤 것이 더 좋냐 나쁘냐의 문제를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제텔카스텐 방식으로 메모를 하기 위해서 아날로그 방식과 디지털 방식을 이해해야 제텔카스텐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 Nat Eliason은 노트 테이킹 앱을 포기하고 노트와 펜을 사용하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돌아갔다고 트윗을 남겼습니다.
롬 리서치로 메모하는 방법을 강의도 했었던 Nat이 노트 테이킹 앱을 포기하고 아날로그 방식으로 돌아간 것이 충격이보다는 충분히 납득이 됩니다. 노트 데이킹 앱을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고 빠르기는 합니다. 하지만 노트 데이킹 앱이 절대로 아날로그 방식인 노트에 펜으로 기록하는 메모 방식에서 얻는 느낌, 생각, 감정 등을 제공할 수 없습니다. Nat은 그런 면에서 디지털에서 아날로그로 옮겨갔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충돌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디지털로 전환될 거 같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에는 분명히 간극이 있습니다. 정재승 박사는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다음과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신뢰하는 아날로그 반격에 대한 기원 가설은 '뇌와 몸의 균형'을 향한 갈구입니다. 디지털은 뇌만 자극하지만, 아날로그는 몸도 자급합니다. 디지털 문명 세례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현대인의 뇌는 지나치게 많은 자극을 받는 반면 몸을 쓰고 반응하는 시간은 현저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몸으로 세상을 받아들이고, 뇌가 그것을 해석하고 결정하면, 다시 몸이 세상에 적용하는 일상적 경험을 우리는 회복해야 합니다. P278 <열두발자국, 정재승>
한 마디로 표현하면 디지털은 뇌만 자극하고 아날로그는 뇌와 몸을 자극한다는 것입니다. 책을 읽고 메모를 작성하는 행위는 뇌만 자극한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몸도 같이 자극이 되어야 더 풍성한 감정과 생각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노트 테이킹 앱을 포기해야 하는건가? 하는 질문이 생갑니다. 노트 테이킹 앱을 포기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방식은 디지털 방식대로 아날로그 방식은 아날로그 방식대로 필요합니다. 단, 명심해야 할 점은 절대로 디지털에만 의존하지 말고 디지컬과 아날로그 방식을 혼용해야 합니다. 노트 데이킹 앱에 있는 메모 중에서 중요한 내용이나 개념은 인덱스 노트로 다시 옮기는 작업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는 시간 낭비도 아니고 반복되는 행위도 아닙니다. 뇌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몸도 사용함으로 새로운 아이디어와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메모의 개수에 집착하지 말고, 한 개의 메모라도 제대로 작성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작성하는 메모가 세상을 바꾸는 메모가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 노트 데이킹 앱에 대한 환상은 버리고 양질의 메모를 작성할 수 있도록 디지털과 아날로그 방식을 혼용해서 사용해보세요. 더 넓은 세상이 보일 것입니다.
감사합니다.